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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지말고 뛰어라, 도시형 액션 버라이어티 - 런닝맨

바야흐로 리얼 버라이어티의 시대다. 무한도전에서부터 시작한 리얼 버라이어티는 수많은 파생 장르를 낳았고 이제 시청자는 스튜디오에서 찍는 편한 버라이어티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제 출연자가 달리고 경쟁하길 원한다. 몸을 움직이는 버라이어티라면 기존에도 많았겠지만, 그게 무한도전식의 리얼 버라이어티와 합쳐지며 신장르를 개척한다. 일명 무도식 블록버스터라고 불리우는,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다. 시청자는 스케일 큰 야외 버라이어티의 등장에 열광했다. 그리고 더욱 더 스케일 큰 포맷을 요구한다.

한국에서 이런 도심 추격전식 버라이어티를 시도한 건 말할 것도 없이 MBC의 무한도전이다. (최소한 내가 알기론 그렇다) 그리고 무한도전의 중심에는 유재석이 있었다. SBS에서 유재석이 맡고 있던 패밀리가 떴다 시즌 1이 종영한지 벌써 5개월이 지났고, 몇달 즈음 전부터 유재석이 SBS에서 뭔가를 준비한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그리고 7월, 무더운 한여름과 함께 그들은 출사표를 던졌다. 도시형 리얼 액션 버라이어티, 런닝맨. 토크를 던져버리고, 도심 속 넓은 공간에서 몸과 몸으로 뛰고 부딪히며 진행하는 액션 버라이어티. SBS는 런닝맨을 이렇게 설명했다.

하필 도시가 배경이 된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최근의 리얼 버라이어티가 농촌으로 내려가는 추세에 일종의 블루오션을 개척해보겠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도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랜드마크에, 사람이 아무도 없는 폐장 후, 그 넓은 공간을 달려 누비는 쾌감은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상상해본 일종의 터부다. 금기를 자극하는 소재와 스케일 큰 추격전의 조합, 컨셉만으로는 좋았다. 기대할 만 하다.

1. 걷지말고 뛰어라?
SBS가 런닝맨을 홍보하며 강조한 것은 액션성이다. 토크를 배제하고, 도심 한가운데 몸으로 부딪히며 종횡무진 달리는 액션 버라이어티라고 설명했다. 제목조차도 런닝맨이다. 시청자는 당연히 그에 걸맞는 액션성을 기대했다. 출연진이 종횡무진 달리며 때로는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장면이 계속해서 터져나오길 바랐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2. 흐름을 끊는다.
가장 큰 이유는 미션이 라운드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출연진의 움직임이 통제된다는 점이다. 출연진은 힌트를 받기 전까지는 당연히 움직일 수 없다. 움직여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라운드 시작 전 반드시 상대 팀과 같은 장소에서 움직이게 되기 때문에 상대방의 움직임을 보고 견제를 하는 소극적인 상태가 펼쳐진다. 액션이 끼어 들 여지가 없다.
1화에서 옷의 이름표가 떼이면 리타이어 하는 레이스 아웃 룰도 라운드가 넘어가면 리셋되기 때문에 사실상 아무 의미가 없는 룰이었다. 결국 그들은 그냥 뛴다. 추격전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말 그대로 달리기를 한다.
게다가 별로 재밌지도 않게 뛰어다닌 출연진이 한곳에 모여 하는 건 또 게임이다. 사진찍기, 닭싸움, 다이빙 높이 경쟁… 속도감도, 액션성도 없는 게임을 왜 액션 버라이어티에서 봐야하는지 의문이다. 우리가 지금 패밀리가 떴다를 보고있나? 아니면 X맨이라도 보고 있나? 곧 러브라인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까지 해야 할 지경이다.

3. 그럼 심리전이라도 보여줘!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를 기점으로 시작한 무도식 블록버스터의 강점은 숨막히는 추격전도 있지만 허에 허를 찌르는 심리전에도 있다. 이는 나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무한이기주의와 그동안 쌓아온 무한도전 내 출연진의 캐릭터가 결합된 결과다. 그 결과 그들은 룰 상으로 정해진 팀이 없어도 어느 새 연합하고 서로 배신하며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하지만 런닝맨은 아무것도 없다. 이제 막 시작한 프로그램이니 쌓아 온 캐릭터도 없고, 룰로 팀을 두개로 나눠 놨으니 이기주의 따윈 소용도 없다. 아군을 배신하고 적에게 붙어도 아무런 이득이 없다면, 출연진들 간의 심리전은 사라지고 심리전은 아군과 적군의 집단간 심리전으로 압축된다. 하지만 미션이 라운드로 나뉜 라운드제는 이마저도 방해한다. 어차피 단발성 승부인데, 심리전 따위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4. 마치 그것.
이런 단점들은 왠지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든다. 제작진이 정한 룰에 따라 뛰는 추격전이 아닌 추격전. 심리전이 통용되지 않는 상황. 컨셉은 좋았는 데 살릴 수 없는 느낌. 무한도전 제 2의 좀비특집이라고까지 불리우는, 아쉽기 그지없는 특집. 갱스 오브 뉴욕에서 느꼈던 것들이다. 잘 보면 런닝맨의 단점은 갱스 오브 뉴욕의 단점을 그대로 계승했다.

5. 뒤집어 엎던가, 그저 그런 프로그램으로 남던가.
자꾸 무한도전과 비교해서 신경쓰이는 사람도 있겠지만, 태생부터가 무도식 블록버스터의 아류였다. 비교하지 않는 게 무리다. 그렇다면 아류는 아류답게 원본을 더욱 더 맛깔나게, 재밌게 버무려 발전해야한다. 하지만 런닝맨은 그렇지 못했다. 아무리 봐줘도 지금의 런닝맨은 X맨의 재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나는 SBS의 리얼 버라이어티에 더이상의 기대를 걸지 못하겠다.
런닝맨은 아직 시작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도 이상하지 않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X맨의, 패밀리가 떴다의 실패를 또 재방송하려는 게 아니라면.

※ 이 글은 1, 2화까지만 보고 작성된 글입니다. 3화 이후의 방송에 따라 졸자의 감상은 바뀔 수 있습니다. 후에 방영된 화수에 따라 느낌이 변한다면 해당 감상문은 추가로 작성될 수 있습니다.

마비노기 영웅전 : XE


드디어 말만 많던 XE의 정보가 공개됐다. 솔직히 영웅전 자체에 흥미를 잃어가던 나로서는 희소식일 수 밖에 없다. 공중콤보니 점프니 액션 리밸런싱이니. 모든 게 바뀌었고 서버마저도 기존 서버와 분리된다. "고인물"을 버리겠다는 의도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고, 실제로 그런 의도였을지도 모르겠지만, 내 생각엔 그만큼 "기존의 영웅전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에 그런 거 아닐까.

1. 액션 리얼리티. 하지만 현실은?
액션 리얼리티를 표방했던 영웅전이지만 그 리얼리티는 아쉽게도 플레이어에게 페널티로만 다가오는 게 대부분이었다. 적 거대 보스는 첫 전투에서부터 슈퍼아머를 달고 나오고, 잡기 모션에도 잡히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선입력된 모션을 캔슬하는 게 불가능하고, 뻔히 보이는데도 피하거나 막는 게 불가능한 상황은 짜증으로만 다가온다.
패턴을 연구하라고? 무작정 덤비기만 하니까 안되는 거라고?
난 게임을 하려는 거지 노동을 하려는 게 아니다.
어차피 리얼리티가 실패했다면, 막 썰어제끼는 무쌍류 액션을 만드는 게 뭐가 나쁜가.

2. 기존 유저들을 무시하는 처사
상도덕적인 측면을 전부 무시하고 봤을 때, 지금 영웅전에 남아있는 유저가 얼마나 될거라고 생각하는가.
말할 가치도 없다.
영웅전의 인기순위가 50위권에 겨우 들어있다는 게 모든 것을 증명한다. 50위권에 겨우 들면서 스핀오프를 내냐며 비웃을 일이 아니다. 50위권에 겨우 드니까 스핀오프를 낼 수밖에 없다. 아니, 죄다 뒤집을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는 아예 뒤집고 없애버리는 게 아니라 XE 서버를 분리해서 따로 운영하는 건 기존 유저에 대한 최대한의 배려라고 보는데. 망하기 직전인데 도박이라도 해보고 망해야 하지 않겠나? 설마 "기존 유저들의 노력과 애정과 추억을 위해 아무런 발악도 하지 말고 천천히 망해줘"라고 하고싶은건가?

3. 고인물 드립
…이건 내가 생각해도 실드쳐줄 수가 없으니까 넘어가자 (…)

4. 3D 던파
공콤이 들어가고 액션이 가벼워진다고 죄다 던파가 아니다. 그렇게 따지면 던파는 온라인판 던전 & 드래곤일 뿐이지!
뭐 지금까지 포스트 던파를 노리고 나왔던 게임들이 죄다 망했다는 건 좀 불안하다만 (…)


XE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는 건 인정할 수 있다. 기존의 게임성을 전부 바꾸는 거고, 지금까지 해왔던 게 유료 베타 테스트가 된 거나 마찬가지니. 배신감도 느끼겠지. 근데 가만히 있다가 썩어버리는 것보단 낫잖아. 고인 물이 썩지 않을거라고 주장하고 싶다면 지금 마영전 내에서 일어나는 문제점들을 플레이어들이 알아서 해결했어야 했다. 물론 불가능하다. 시스템적으로, 그리고 게임 내 경제적으로 불가능한 지경까지 와버렸다. 그래서 죄다 뒤엎겠다는건데, 그것도 하지 말라면 대체 어쩌자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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